올해 더위는 정말 역대급이었습니다. 싱가폴도 이정도로 덥진 않았고 라스베가스도 이정도로 덥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슬슬 날씨가 풀려가고 있지요. 날씨가 풀리면 뭐겠습니까. 지갑도 풀립니다. 지갑은 어디다 풀리겠습니까. 친구도 없겠다. 식물 친구를 늘려 보았습니다.
다달이 식물을 사들이는 재미가 이렇게나 쏠쏠하다니요. 코로나 블루가 싸악 가시는 즐거움입니다. 난데없이 간략한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맥시멀리스트입니다. 최대한 많은 것을 가지고 싶고 다양하게 가지고 싶더라구요.
양보다 질이라는 말은 저에게 맞지 않습니다. 저는 저렴한 식물들로 최대한 녹음이 푸른 방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왔습니다. 가끔 딴길로 샐떼도 있고, 비싼 녀석도 구입하긴 하지만요. 무늬를 위해 두 개 살 것을 하나로 사는 우를 범하진 않습니다. 무늬를 위해 20개를 살 것을 하나를 사는 우를 범하진 않습니다. 요컨대 질보다는 양인 것입니다.
언젠가는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섬이나 무늬 몬스테라 같은 것 꼭 한번 키워보고 싶긴 합니다...
오늘은 새로운 저렴이 식물 4종을 구입한지 시간이 좀 흘러 분갈이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정보, 물주기, 햇빛은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좀 작성해볼까 합니다.
새로 들인 식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입니다. 방문을 막아두었냐 바보. 하실수도 있겠지만 제 방은 출입문이 두 개란 사실이 안그래도 신경쓰이던차에 잘 되었습니다. 이참에 문 하나를 완벽하게 봉쇄 해버렸습니다. 제일 아랫쪽의 실같은 편백나무 블루아이스는 존재의 티도 나지 않네요.
제가 이번에 새로 데려온 녀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레카야자
- 몬스테라
- 거북알로카시아
- 문샤인
- 편백나무 블루 아이스종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진을 못 찍습니다. 못 찍는 것도 못 찍는 것이지만, 잘 찍어서 잘 보이려는 노력 자체가 없다는 것을 매번 촬영의 결과물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식물을 보여주려 찍었으나 스탠드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을 뿐더러 토분과 깔망이는 뭣하러 보이려 티를 냈는지 저도 하루가 시간이 지난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의도했던것은!!!! 숨은 그림 찾기였습니다. 콩알만한 블루아이스 2포트, 문샤인 1포트, 거북알로카시아 1포트, 몬스테라 1포트, 아레카야자 1포트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다음엔 정말 잘 찍어보겠습니다.
위에 보이는 에어팟 같은 것들은 설정샷이 절대 아닙니다. 그냥 정리를 할 정신이 없었습니다. 카메라만 들면 정신이 없어지고 소심해지는 스타일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분갈이.
사진은 왼쪽부터 배양토, 피트모스, 마사토, 왕겨활성탄, 펄라이트 입니다. 모두 대용량으로 구매했습니다. 찔끔찔금 구매하는 것에 지쳐버렸기 때문입니다.
블루아이스 BlueIce
가장 작고 만만해보이는 녀석을 먼저 꺼내봅니다. 간만에 분갈이라 워밍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녀석을 토분에다가 옮겨 심는 작업을 지금부터 분갈이라 명명합니다. 분갈이의 의의는 흙을 교체하여 영양분도 좀 보충해주고 뿌리가 더 넓은 공간에서 헤엄치며 자랄 수 있게 함입니다.
뿌리가 작고 귀엽습니다. 성장을 얼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흙을 갈아줄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매우 손쉽게 빠져나왔습니다.
요렇게 놓고 덮어주면 짠! 입니다. 이렇게 작고 만만한 분갈이의 첫 시도는 잘 끝났습니다.
문샤인 MoonShine
문샤인도 뿌리가 크게 자라지 않았습니다. 문샤인은 물이 별로 필요하지 않아 한달에 한번만 물을 주면 됩니다. 되려 많이 주면 과습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크기에 비해 작은 분에 옮겨 심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짠하는 새에 끝났습니다.
아레카야자 ArecaPalm
우선 배수에 좋은 마사토 대립을 바닥에 깔아줍니다. 그 다음 뒤를 왕겨 숯로 덮어주는것 까지는 모든 식물들에 공통적으로 하는 작업입니다. 그 다음 배양토 or 상토와 펄라이트 피트모스를 넣고 섞는데.
이때 과습에 취약해 배수가 중요한 식물은 펄라이트를 많이 섞고
그렇지 아니한 식물에게는 펄라이트를 적게 넣습니다.
배수를 정말 확실하게 하겠다 할 경우, 상토에 피트모스에 펄라이트를 섞고 거기다 왕겨 숯까지 섞어줍니다.
오물조물 비벼줍니다.
그 다음 넣습니다. 끝. 아 정말 사진을 왜 스텝바이스텝으로 찍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거북 알로카시아 Alocasia Amazonia
뭐 사진이 중요합니까 물론 사진이 주루룩 잘 이어지면 저도 좋겠습니다만 초보바보 블로거에겐 무리입니다. 사진을 매번 찍는 타이밍을 깜빡합니다. 일단 뽑습니다. 포트로부터.
이렇게 뿌리가 많이 자라 아래에서 회전을 하기 시작하면 이때가 분갈이 시점입니다. 뿌리가 비좁아서 파업하여 성장이 느려니다. 얼른 갈아줘야겠습니다. 다만 첫분이기 때문에 흙을 뿌리에서 많이 털어내진 않을 작정입니다. 귀찮아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럴 때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녀석의 성장속도는 꽤 빠른편이기 때문에 성장속도를 조절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크면 방이 비좁아 지기 때문입니다. 흙을 뿌리에서 이쁘게 털어내어 흙을 교체하지 않으면 성장 속도가 뎌뎌질 수 있습니다.
넣고 덮습니다. 끝.
참쉽죠?
몬스테라 Monstera
사진이 흔들린 이유는 흔들어 뽑았다라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었으며 절대 결코 발로 찍은 것이 아닙니다.ㅎ...
이렇게 뿌리가 빈틈없이 가득차있으면 좀 솎아내주어야 합니다. 몬스테라의 뿌리는 매우 강한 편이기 때문에 뿌리가 다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마구마구 헤집어 흙을 풀어주고 가위로 냉면 반 자르듯이 자르는 등 아주 괴롭혀도 살아납니다.
하지만 저는 차마 뿌리에게 가위를 댈 수 없었고 뿌리가 뚝뚝 끊어지는 소리를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라는 속도도 조절해야 했습니다. 몬스테라는 이 녀석이 오냐오냐 해주면 끝도 없이 자라기 때문입니다.
몬스테라를 지나치게 오냐오냐 하게 키우면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모자란듯 키우겠습니다.
다시 찹찹찹 배양토와 피트모스 펄라이트를 섞어줍니다.
쨔잔
뭐 대충 이렇게 분갈이를 마쳤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곧 바로 이들의 족보와 다루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레카 야자 (Areca palm)
EASY 키우기 쉬움
FAST 성장이 빠름
FERTILIZER 비료 많이
LIGHTING 중간 이상 광도
WATERING 표면이 말랐을 때 듬뿍
NASA의 우주선 공기정화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하는 아레카 야자. 사실이긴 하지만 상술로 인해 과장광고가 심한 편입니다. 공기 정화를 희망한다면 공기청정기를 사는 편이 1000배 낫습니다. 방안에 발 디딜틈도 없이 아레카 야자가 빼곡히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고작 화분 하나로 공기가 맑아졌을꺼야! 같은 이과생들 뒤집어 지는 소리는 뒤 호주머니에다 넣어두도록 합시다. 식물로 공기 청정의 효과를 기대할 생각은 접어두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수형이 이쁘고 실내환경 적응력도 뛰어난 이 녀석을 누가 미워할 수 있겠습니까. 키우다보면 금방 대품으로 자라 그 크기가 감당이 안돼 판매하는 매물이 심심찮게 보일만큼 금방 쑥쑥 자랍니다. 나는 겨울철 이사하다가 모든 식물을 다 얼려 죽인 전적이 있습니다. 그 전에 아레카 야자가 얼마나 충격적인 성장속도를 보였는지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거북 알로카시아 (Alocasia amazonia)
MEDIUM 난이도 보통
MEDIUM 여건이 맞으면 빠른 성장, 그렇지 않으면 보통 성장
HUMIDITY 습도는 상당히 높게 50~90%
TEMPERATURE 온도는 상당히 덥게 20~28℃
LIGHTING 직사광선은 피해야 하며 반그늘의 밝은 실내
WATERING 공중습도를 유지, 흙 속은 겉흙이 말랐을 때 관수, 물 분무 자주
SOIL pH 5.5 ~ 6.0 중성을 유지
거북이 등짝처럼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이 녀석에게 거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영국등지에서는 이 녀석을 코끼리귀 알로카시아라고 하는데, 코끼리 귀를 본 적이 없거나 심한 편견을 지닌 생물학자가 지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니면 다른 종을 착각했거나..
이 녀석은 동남아시아에서 자생하는 녀석인데 동남아시아 하면 비행기 내리자마자 숨이 텁하고 막히는 덥고 습한 날씨를 집에다 구현해주면 베스트이지만 그렇게 오냐오냐 키울 필욘 없습니다.
요즘은 잎사귀 큰 식물들을 키우는 것이 대세라는 소식에 재빨리 다시 구매해봤습니다.
문샤인 (Sansevieria trifasciata ; Moonshine)
EASY 키우기 쉬움
MEDIUM 성장속도는 중간정도. 간혹 여건이 맞아 급성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LIGHTING 반그늘에서 건강하며 직사광선은 피하자. 밝은 방안이 좋으나 어둡다고 안 자라는 것은 아님.
TEMPERATURE 18 ~ 27℃
WATERING 건조에 강함. 한 달에 한 번 꼴로 가끔 줘도 된다.
TOXIC 사포닌 성분이 있어 반려동물에게 먹이지 말라.
CAUTION 주름이 생기면 건조하단 의미. 물을 충분히 관수하자. 어릴때 이쁘고 성장하면 영락없는 산세베리아다.
어릴때 이쁩니다. 고운 자태며 자라는 모습에 반하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성장하고 나면 산세베리아 모습을 띠게 되는데 필자는 사실 아쉽습니다. 이대로만 커줬으면 좋겠다 싶은 식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색깔 또한 영롱한 은빛 달빛을 띠다가 성장하게 되면 녹색으로 변해가게 됩니다. 아쉽지만 이 녀석의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니 우리 모두 함께 기뻐해주도록 최대한 노력합시다.
워낙 쉽게 잘 자라기 때문에 크게 정보랄게 없습니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야 하고 살짝 게으르게 키우면 잘 큰다고 하는 식물입니다. 한 달에 한 번이면 족하고 잎이 살짝 주름 지려고 할 때 주면 베스트. 이 정도면 그냥 식물 관수 알리미 앱을 다운받아 한 달에 한번 알림을 받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합니다. 집이 많이 건조하다면 좀 더 자주 주는 센스는 필요합니다.
몬스테라 (Monstera)
EASY 키우기 쉬움.
MEDIUM 성장 속도는 중간정도.
FERTILIZER 비료는 봄 여름엔 2주에 1번. 꽤 주는 편이라 본다.
LIGHTING 중간이상, 밝은 방.
WATERING 봄, 여름, 가을에는 흙을 촉촉하게 유지, 겨울에는 겉흙이 말랐을 때 관수.
TEMPERATURE 16 ~22℃
말그대로 몬스터a. 원산지에서는 정말 괴물 같이 성장합니다. 아까전의 사진처럼 자생지에선 어지간한 1층 집을 모조리 덮을만한 크기로 성장할 때도 있습니다. 키우기도 쉽고 몬스테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따로 한편 잡고 대화를 해야합니다. 이녀석은 공중 뿌리와 강력한 뿌리력 등등 할 이야기가 많고 2021년 최고 핫템 무늬 몬스테라의 원종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블루아이스 편백나무
EASY 키우기 쉬움
SLOW 성장속도 느림 4년생이 80cm 언저리한다.
LIGHTING 햇빛을 직사광선으로 뿜뿜 팍팍, 그렇지 않으면 은색 청색의 빛이 옅어진다.
WATERING 과습에 많이 취약하여 물은 흙이 바짝 마를 때 관수. 편백나무는 뿌리가 약한 나무다.
정보가 많지 않아 죄송합니다. 편백나무가 피톤치드 1위라곤 하는데 사실상 언더그라운드에선 이 녀석이 1위입니다. 측백나무과의 나무이며 5년생 1m 정도되는 녀석을 손으로 만지면 상쾌한 향이 실제로 난다! (편백나무 5년생 1m 20cm 녀석은 아무리 잡고 물을 뿌리고 흔들고 손으로 문질러도 향 비슷한 것도 안 난다. 피톤치드향 같은 헛소리!)
탈취, 방충, 살균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살균은 보이지 않아서 말하기 어렵지만, 탈취와 방충은 사실 그렇게 큰 효과를 기대하진 맙시다. 반려 식물을 우리가 돈주고 사용하는 탈취제품이나 살충제로 생각하면 무리가 있습니다. 지금 편백나무 5년생을 집안에서 키우고 있는데, 뿌리파리에게 시달리고 있어 전쟁을 치르려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너무 길어 급히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너무나도 뿌듯했던 분갈이는 2일간의 계곡 여행 다녀온 직후라 상당히 피곤했었습니다. 사진도 대충찍고.. 찍는둥 마는둥.. 이럴거면 뭣하러 찍는지.. 이 글은 정보성 글이라 하기엔 너무나 허접해 공개가 부끄럽지만 그저 일기 겸 내가 키우는 식물에 대한 정보를 공부한다는 심정으로 올렸습니다.
다음엔 좀 더 멋진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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